2011. 6. 19 평창군 봉평
생열귀나무가 꽃향기를 뿜으며 이쁘게 꽃피웠다.
어릴 적 아랫동네 도랑가 밭둑에 무리져 피어나는 욘석들의 열매를 따다가..
열매속의 까끄러운 털과 씨들을 털어내고 열매살을 먹어보면 약간 시금달달한 것이 먹을만 하였다.
이름을 엄니께 여쭈면 '애강나무'라고 알려주셨는데..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엄니께서 산사나무 열매 또한 '애강'이라고 말씀하신 걸로 기억이 되니..
아마도 '야광나무'에서 비롯된 듯이 생각되는 '애강나무'라는 식물을 부르는 말이..
비슷한 열매형태를 가진 여러 나무들에게 두루 사용되었는 듯 싶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엄니께선 '철쭉'과 '모란'꽃 또한 모두 '함박꽃'으로 부르곤 하셨는데..
함박웃음 짓듯이 활짝 벌어지는 꽃이 큰 녀석들을 그리 부르셨는 듯 싶다.
아믛튼 지역에서 '산해당화'로 불리기도 하는 '생열귀나무'는
고향집 마당에 연이은 오솔길에도 군데 군데 피어나고..
엄니가 잠든 묘소로 가는 뒷산 메밀꽃밭에 잇닿는 산비탈에도 피어나지만..
요근래 산비탈에 나무가 우거차 어느 정도 그늘이 생기면서..
개체는 눈에 띄지만.. 꽃을 피우지 못하는 모습을 본다.
반면에 방울새와 큰방울새가 노래하는 이웃동네의 양지바른 무덤가엔 매해 풍성히 꽃피우는데..
봄철에 분묘 하나만 남기고 다른 묘소들이 옮겨져서..
혹여 이곳도 건물이 들어서면서 소중한 아이들이 사라지지 않을까? 내심 걱정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