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부채 再會記
2010. 3. 20일 홍천
오늘은 황사가 아주 심하다고 뉴스에서 예보한 날이라.. 출사를 할 생각이 없이 이삿짐을 꾸려야겠다고 맘먹으며 느긋하게 아침을 맞고 있는데 핸폰이 울린다.
지난주에 만났던 김샘과.. 작년에 만난 홍천 앉은부채를 이번주말에 보러 가자고 이야기했었는데.. 오전중에 보러 가자는 전화였다.
급히 출사준비를 하면서.. 아파트 슈퍼에서 귤 몇개,, 냉장고의 평창샘물을 작은 병에 따라서 배낭에 챙기고 길나서니.. 벌써 아파트 정면 맞은편에 김샘이 차를 끌고 와 계신다.
중간에 녹색연합에서 함께 교육받은 여샘 한분이 동승하여 홍천으로 향한다.
올해 봄이 늦다더니.. 작년에는 올해보다 4~5일 먼저 찾았었는데.. 앉은부채의 개화상태가 작년보다 못하다. 작년에는 개화최성기여서 활짝 핀 개체들과 일부 개화적기가 막 지나는 모습이었는데.. 올해는 더 늦은 시기에 찾았음에도 개화초기로 꽃밥이 터진 개체를 만나는 것도 드믈었다.
작년에 만났던 노랑이 2녀석은 다행히 그대로 살아 주었지만.. 한 아이는 불염포끝이 추위에 얼었었고..
한 아이는 2송이를 피워냈지만.. 겨우내 배고팠던 산짐승의 피해를 입어 사탕알도 하나 뺏기고.. 불염포도 찢어졌다. 근처에서 새롭게 만난 한녀석만이 깨끗하고 당당하게 모델이 되어 주었다.
앉은부채와 놀던 짬에 근방에 보이는 고사리 가족도 2종을 담았는데.. 한 녀석은 산족제비고사리, 다른 녀석은 참나도히초미라고 배웠다. 그런데 참나도히초미는 원모습이 상처투성이라 대충샷을 날렸더니.. 웹에 올릴 얼굴이 영 아니다. 이름만이라도 알게 된 것으로 200% 이상 만족하는 맘이다.
발길을 돌리기 직전, 요즘 부쩍 이끼를 알고파 하시는 김샘을 따라.. 나무이끼를 향해 몇컷을 날리고 원주로 차를 돌려 오는데.. 하늘이 캄캄해지더니.. 겨울비가 여름장마 수준으로 차창을 때린다.
올봄은 참 날씨가 유별하다. 곧 떠나게 될 내 아지트.. 코오롱아파트 앞의 영동설렁탕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다음에 만날 날을 기약한다..
나무이끼
앉은부채
노랑앉은부채
산족제비고사리